지난주 흘림골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여
트레킹가자고 번개모임 문자를 39명에게 보냈으나
모두들 바쁜지 몇명만 사정이 있어 못간다고 연락이 오고... 나머지는 ...
결국 혼자 가려고 오는 버스를 알아보니 단풍객이 너무 많아 자리가 없다
흘림골을 포기하고
좀 큰 베낭도 살겸 동대문에서 사업하는 대형이 친구 만나 점심 먹고
황학동 벼룩시장도 둘러 보았다
오전 6시 30분 동서울에서 오색흘림골가는 직행버스를 탔다
동서울-인제-원통-한계령- 오색흘림골 -오색- 양양-속초가는 직행
올라오는 버스는 오후 7시 15분 우등고속을 예매
6시 동서울에 도착하여 우동에다 꼬치어묵을 덤으로 얹어 아침식사를 하고
김밥 한줄을 점심으로 포장
내측 14번 자리를 잡고 않으니 창가쪽이 비었다
내심 예쁜 아가씨가 오기를 기대해보지만
항상 내게는 할머니,할아버지 나보다 더 뚱뚱한 사람이 99.999
아! 그런데 웬일인지 버스에 올라오는 눈에 확 뛴 여성
요즘 유행하는 단발머리 생머리에 등산복차림이 아닌
하얀 레킹스 바지. 검정색 원피스
마누라 보다 더 날씬한 여성
과연 창가 13번일까
당첨이다 헐
네게도 이런 행운이 혼자 여행시만 느낄수 있는 기대감이 현실로...
얼른 배낭을 치우고 몸을 옆으로 돌려 길을 내 주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건넬까
촌스럽지만 "어디까지 가십니까"라는 1호 질문부터 시작하여 머리를 굴린다
흰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내 나이도 망각한채
그져 "살아 있~네"라는 정신적인 망각에 휩싸인채
아가씨는 김밥과 생수로 아침을 때우고는
마치 우등고속 일인용자리에 앉은것 처럼 모자를 눌러쓴채 오지도 않는 잠을...
나도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오는 졸음에 눈을 감았다
직행버스는 인제에 잠시정차하고 원통에서 잠시 쉬고 한계령을 오른다
아가씨는 원통에서 내렸다.
아마 동생,애인 면회가는 모양이다.
한계령 올라가는 길가 단풍이 만추를 느끼게 한다
흘림골에 도착하니 9시 20분
벌써 산악회차량은 뒤범벅이고
경찰이 교통정리 하느라 부는 호각소리는 시끄럽고 짜증스럽게 들린다
어제 혼자 청산도로 떠난 장소장이 너무 부럽다
갯바위 낚시에 감성돔과 한잔 "똑"하고
트레킹을 하다가 다음주 수요일 귀경예정이라는데...
거기와는 여기는 너무도 대조적.
단체로 온 산악회 일행 두 무더기 앞으로 보내고
여름용 바람막이가 좀 추워 가져간 겨울용 바람막이로 바꾸어 입고
천천히 흘림골을 오른다
사람을 흘린정도 아름다웠다던 계곡이 명성가는 달리 훙수로 인하여 경상도 버전으로 "파이다"
숲이 망가져 계곡에는 물도 없고 아름드리 수십년 된 나무들이 넘어져 있고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힐려고 하니 계곡을 따라 오르던 길이 좌측으로 등선재로 방향을 바꾼다
방향을 바꾸어 조금 오르니 여심폭포다
옆에 지나가던 아줌마 하는 말 "위에 그것도 있고 거시기와 똑같네" 라는 말로 미루어 보아
점잖게 지은 폭포명칭이 여심
보배로울 보(寶)자가 떠오르는 곳
등선재에 올라서 보니
한계령휴게소에서 부터 귀떼기봉 끝청,등이 발아래 한눈에 들어 오고
저 멀리 점봉산도 보인다
등선재에서 주전골로 내려오는 길에 단풍이 약간 보이고
벌써 해발 400고지이상에는 단풍이 떨어지고 없다
오히려 스산한 바람이 부는게 초겨울
십이지선녀폭포에서 잠시 베낭을 벗고
맥주 한캔으로 심신을 달래고 하늘을 올려다 본다
가끔식 코발트색 하늘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삭풍에 일렁이는 갈대의 속삼임도 들어야 한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재잘거림도 들어 보아야 한다
떨어지는 형형색색의 낙엽 노래소리도 들어야 한다
불어오는 바람소리도
.
그리고 지긋히 눈을 감고 자신을 보아야 한다
.
.
.
몸이 말한다
춥다고 한기를 느낀다고 깨어나라고 한다
현실은 아직도 한시간을 내려가야 한다는거
201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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